국가 AI 컴퓨팅 센터 사업, 민간 참여 부족으로 무산…보완점은 무엇인가?
최근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 AI(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며, 각국은 AI 인프라 구축에 많은 자원과 노력을 쏟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 역시 국가 차원에서 AI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 AI 컴퓨팅 센터'라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했는데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사업이 정부의 두 차례 공모에도 불구하고 민간 기업 컨소시엄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최종 유찰되었다고 합니다.
2025년 6월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해당 사업의 재공고에도 불구하고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이 없어 사업이 무산됐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지난 5월 30일 1차 공모 역시 지원 기업이 없어 유찰된 바 있는데, 연이어 재공모까지 무산되면서 국가 AI 인프라 구축이라는 목표에 제동이 걸린 상황입니다. 이번 발표는 국내 AI 산업 전반에 주는 시사점이 큰 만큼,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요인과 이를 타개할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국가 AI 컴퓨팅 센터, 왜 무산되었나?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 AI 컴퓨팅 센터 구축사업'은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필요한 초고성능 컴퓨팅 자원(HPC, High-Performance Computing)을 마련하여 연구 개발 환경을 지원하고, 산업계, 학계, 연구기관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공공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었습니다. 이는 특히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AI 연구개발 지원을 강화하고, 국가 차원에서 데이터 경제를 활성화하는 중요한 국내 프로젝트였습니다.
하지만 야심차게 출발했던 이번 프로젝트는 민간 컨소시엄의 참여 부족이라는 장벽에 부딪혔습니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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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조건의 불확실성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의 성격과 조건이 민간 기업에게 매력적이지 못했다고 분석합니다. 통상적으로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는 높은 단계의 기획력을 요구함과 동시에 상세한 설계와 지원 방안이 명확히 제시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번 사업에서는 보조금 지급 방식, 책임 분담 구조 등 세부안이 명확하게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였던 점이 기업의 참여 의지를 약화시킨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보입니다. -
신기술 개발에 대한 부담
AI 컴퓨팅 센터의 경우, 최첨단 기술 개발과 도입이 필수적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러한 기술 개발 과정에서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과 성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당히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요구되는 기술 수준이 매우 높다 보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역량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기업들이 다수 있었을 가능성도 큽니다. -
수익 창출 구조의 부족
민간 기업이 국가 주도 사업에 참여하려면, 해당 사업이 수익 창출로 이어질 수 있는 명확한 구조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번 AI 컴퓨팅 센터 사업은 사업 종료 후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에 대한 청사진이 부족했던 점도 기업 참여를 막은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AI 산업 과제와 정부의 역할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AI 산업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이 긴밀히 협력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번 사업의 무산은 그 촉진제가 되었어야 할 민간과의 파트너십 구축에서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무엇보다 국가적 인프라를 민간 참여 없이는 효과적으로 구축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정부와 민간 사이의 역할 조정 및 신뢰 구축이 필수적입니다.
1. 사업 조건 개선과 민간 참여 유도책 강화
정부는 앞으로 유사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 민간 기업이 사업에 참여했을 때의 이점과 명확한 역할 분담을 제시해야 합니다. 특히 이번과 같은 대형 인프라 구축 사업에서는 세부적인 보조금 정책, 투자 리스크 분담 방안 등을 정교하게 설계해 민간의 부담을 줄일 수 있어야 합니다.
2. 신기술 개발에 대한 정부 지원 확대
AI 컴퓨팅 자원 개발, 운영 기술 확보는 민간 기업 단독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입니다. 정부 차원에서 AI 관련 R&D에 대한 전략적 지원을 확대하고, 공공 데이터센터 활용과 같은 자원 분배 계획을 상세히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민간의 기술 부담을 덜고, 기술 협력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3.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 제시
세계적으로 성공적인 국가 AI 인프라 사례를 보면, 민간이 AI 플랫폼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모델을 채택한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AI 산업 활성화와 수익 창출을 연결 짓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합니다.
앞으로의 전망과 과제
이번 '국가 AI 컴퓨팅 센터' 사업은 유찰되었지만, AI 인프라 구축이라는 우리나라 미래 기술의 필수적인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더 나아가, AI 기술력이 세계 경제 및 산업구조의 중심이 되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이러한 대규모 체제 혁신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AI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려면 정부와 민간, 학계, 연구기관 모두가 긴밀히 협력하고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사업 목표를 설정하며, 이를 바탕으로 신뢰를 구축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유찰의 경험을 교훈 삼아, 보다 철저히 준비된 정책과 지원을 통해 미래에는 AI 기술 강국으로 나아가는 발판이 마련되기를 기대합니다.
AI는 단순 기술을 넘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정부와 민간이 함께 나아갈 방향을 다시금 고민해보고, 앞으로는 AI 산업의 중추적인 허브 역할을 할 대한민국의 모습을 기대해봅니다.